부모님과의 관계는 우리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때때로 부모님이 우리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존감을 지키는 법, 그리고 건강한 거리를 두는 용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있을 때만 우울함과 무기력을 느낍니다. 이것이 단순한 감정적 반응일까요, 아니면 더 깊은 심리적 요인이 있을까요? 이에 대한 고민을 가진 한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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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가족과 함께 있으면 이상하게 기분이 가라앉아요. 혼자 있거나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는 멀쩡한데, 가족을 만나면 갑자기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져요. 왜 그런 건지 모르겠어요.
철학자:흥미롭군요. 당신은 가족과 함께 있을 때 특정한 감정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군요. 무기력과 우울함이죠. 혹시 가족과의 관계에서 어떤 공통된 패턴이 있습니까?
청년:글쎄요… 최근에서야 깨달았어요. 부모님이 저를 칭찬해 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걸요. 항상 지적만 했어요. "너는 이것도 부족하다", "좀 더 잘해야 한다" 같은 말뿐이었죠. 차를 사면 "왜 더 작은 걸 사지 않았냐"라고 하고, 옷을 입으면 "이건 안 어울린다"라고 하고. 성격도 마찬가지예요. 좋은 점보다는 부족한 점만 강조했어요.
철학자:그렇다면 당신은 가족과 있을 때 스스로를 평가하는 방식이 변하는군요. 평소에는 괜찮은데 가족과 함께 있을 때만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는 거죠.
청년:네. 더 이상 가족과 만나는 게 즐겁지 않아요. 가족 단톡에서도 최소한의 대화만 하고, 만나는 횟수도 줄이려고 해요. 그런데 이게 너무 이기적인 건 아닐까 싶어요. 가족을 멀리하는 게 잘못된 일 같기도 하고요.
철학자:그렇다면 한 가지 질문을 해봅시다. 가족과 거리를 두는 것이 정말로 ‘잘못된’ 행동일까요? 아니면 당신이 ‘잘못된 행동’이라고 믿어야 한다고 학습해 온 걸까요?
청년:음… 가족은 무조건 가까이해야 한다고 배웠어요. ‘부모님께 효도해야 한다’는 말도 있고, ‘가족은 힘들어도 챙겨야 한다’는 가치관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부모님이 제 자존감을 깎아내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런데도 거리 두는 게 죄책감이 들어요.
철학자: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이런 상황을 ‘과제의 분리’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부모님이 당신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부모님의 과제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 평가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당신의 과제죠. 즉, 부모님의 태도는 당신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고, 당신이 어떤 관계를 맺을지는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청년:하지만 부모님을 멀리하면 결국 후회하지 않을까요? 나중에 부모님이 연로해지시고 제가 후회하게 된다면요?
철학자:당신은 ‘후회’라는 감정을 미리 가정하고 있군요. 그런데 후회란 항상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무조건 가까이해야 후회가 없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거리 두기가 오히려 더 좋은 관계를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이에요.
청년:그럼 부모님을 원망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라는 건가요?
철학자:아니요. 받아들이라는 게 아닙니다. 다만, 원망하는 것에 에너지를 쓰기보다, 당신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고민하는 게 더 생산적이라는 뜻입니다. 아들러는 이렇게 말했어요. *"당신의 삶은 당신의 것"*이라고. 부모님의 말이 당신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게 중요합니다.
청년:알겠어요. 그런데 스스로를 긍정하는 게 너무 어려워요. 부모님뿐만 아니라, 저도 모르게 저 자신을 부정하는 습관이 생겼거든요.
철학자:그렇다면 시작점은 바로 그것입니다. 부모님의 칭찬이 아니라, 스스로 작은 성취를 인정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나는 오늘 이 일을 해냈다’, ‘이것만큼은 나 스스로도 잘했다고 생각한다’는 작은 인정을 반복하는 거죠. 아들러는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끼는 순간, 용기가 생긴다"*고 했어요.
청년:그게 가능할까요? 저는 오랫동안 부모님 기준으로 저를 평가해 왔는데…
철학자:처음에는 어렵겠죠. 하지만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두려움을 안고도 한 걸음 내딛는 게 용기예요. 부모님과 거리를 두는 것도 하나의 용기 있는 선택입니다. 이제 당신이 할 일은, 부모님의 말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이대로도 충분하다’고 선언하는 것이죠.
청년:…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진 것 같아요.
철학자:좋습니다. 당신의 가치는 타인이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 스스로가 인정하는 순간, 그 가치는 이미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문제 분석
이 사례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부모님의 부정적인 평가에 익숙해진 청년이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지 못하는 점입니다.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태도가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가치를 찾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아들러 심리학 해결방안
- 과제의 분리: 부모님의 평가는 부모님의 몫이고, 나는 나의 가치를 스스로 인정해야 합니다.
- 작은 성공을 인정하기: 외부의 인정이 아닌, 스스로 성취를 인정하는 습관을 기릅니다.
- 건강한 거리 두기: 필요할 때는 감정적 거리를 두고 스스로를 보호합니다.
결론: 가족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법
가족과의 거리는 정해진 것이 아닙니다. 무조건 가까워야 하는 것도, 반드시 멀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내 감정을 지키면서도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가족과 거리 두기가 죄책감을 불러일으킬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것이 더 좋은 관계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도 가족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한 번쯤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고 건강한 거리 두기를 고민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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